어차피 저는 친구라고 불릴 만한 녀석들이 손꼽을 정도여서 매일매일 알로에 씨...가 아니라 컴퓨터 양에게, 그것도 이글루스에 포스팅을 하면서 속풀이를 하는 은둔형폐인에 성격 참 어둡고 '이건 어디서 굴러먹던...' 말이 나올 정도로 말투 따가운 인간입니다.
아, 자기 자신을 학대한다는 건 이런 느낌이군요. 그보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것 자체를 보면 아직 전 괜찮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신뢰성 따윈 엿바꿔 먹었지만 어찌 되겠지요. 케세라세라, 인생 막가자 입니다.
여하튼 대학입니다. 대학이라 하면 로망이지요. CC의 로망, 연애의 로망, 이성의 로망......
뭐어, 저처럼 은둔형에 컴퓨터폐인에 소설이나 쓰고 앉아 있는 어두컴컴한 인생관의 사람과는 거리가 멀지요. 애당초 관심이 없다는 게 스트라이크 존에 아웃입니다만, 뭐 어떻습니까. 인생 홀로 보내는 것도 나쁘진 않아요. 내겐 컴퓨터가 있으니. 컴퓨터 양이 질병이나 질나쁜 것들에게 휘둘리지만 않으면 언제나 제 곁에 있어줄 겁니다.
물론 맛이 한참 갈 대로 가버렸다면 새 컴퓨터 양을 구해야지요.
(지금 여러분은 나쁜 인간의 표본을 보고 있습니다)
9월임에도 날씨는 여전히 덥습니다. 이곳은 기온차가 커서 감기 걸리기 쉬운 날씨이지만 여하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추석이 다가오곤 하지만 시골에 내려갈 일이 없기에 컴퓨터 양과 함께 오븟한 게임 삼매경에 빠질 예정입니다. 아, 충실하군요.
물론 소논문이라든가 레포트라든가 발표라든가 준비할 게 산더미란 건 중요치 않습니다. 하면 하는 인간이니 괜찮습니다. 단지 후유증이 크다는 점과 현재 우울증과 두통 때문에 약중독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점만 빼면 괜찮군요. 최근엔 담배를 펴볼까 하는 생각까지 해버리고 말았으니, 역시 시간이란 무섭습니다.
인생이란 건 참 파란만장한 것과 일반평범인 것으로 나뉘어져 있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저는 후자지요. 딱히 튀고 싶은 생각도, 그럴 마음도 없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인생은 파란만장이 좋을 듯합니다. 저 같은 성격 아니고서야 이런 인생 보내려면 로빈슨 크루소의 무인도 친구라도 만들어야 할 정도니 말입니다. 하하하, 뭔 소릴 하는 거지 난..
아무튼 간에 빠른 소식이지만 추석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시간은 즐겁게 보낼 수록 가치가 있지요.
P.S: 인간의 호기심은 때론 화를 부른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표나게 숨긴 건 저를 알아달라고 표현하는 걸까요, 아님 단순한 귀차니즘 탓일까요, 아님 이렇게라도 해서 사람들에게 자신의 감정으로 인해 기분상하기를 원치 않다는 걸까요. 확률 상 세번째일 가능성이 크겠지요.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건 어쩔 때 빼곤 하지 않는 게 심신건강 상 좋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어쩐지 이대로 우울증에 빠져서 익사해버리면 편해질까 싶군요. 그런데 이런 말을 쓰면서까지도 이 글을 보는 다른 사람들한테 폐를 끼치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만큼이나 저는 소심해지고 겁쟁이가 되었군요. 가식, 겉모습, 표면...예전부터 쭉 생각해왔던 거지만, 제게 필요한 건 역시 가면인 것 같습니다. 마음의 문 따윈 열고 싶지 않아질 정도로 약해빠진 모습을 돌아보면 그 생각이 절실해지는군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알 수 없습니다.
작은 사건에서부터 시작되어 말투, 친구 관계, 지인 관계, 심지어 가족 관계까지도 소심해졌습니다. 이겨내야지요. 말은 그럴싸 하게 하지만 어차피 자기 심정을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을 생각 없다는 것쯤 이미 알고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어두운 걸 싫어한 주제에 성격은 정말 어둡지요. 약한데다가 어둡기까지...여기다 망가지기까지 한다면 최악 3요소를 모두 갖춘 듯싶습니다. 아니, 이미 망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군요. 어디선가 희미하게 균열이 일어날 수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최근 느끼는 게 있다면 인간불신이겠지요. 이걸 뭐라 하더라...의심병인가 의처증인가...아, 의처증은 좀 아니군요. 여하튼 그렇습니다. 왠만한 친분 관계가 아닌 이상 거의 모든 사람들을 믿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느끼지 못하신 분도 계실지도 모르지만, 연기는 서툴러서 눈치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될 때까지 아무 노력도 하지 않은 자기 자신에게 다시 한번 학대를 가합니다.
세계는 넓고 사람은 많다. 그래봤자 제겐 아무 의미도 없는 말입니다. 저는 단지 부차적인 생산물, 가령 만화책이나 애니, 소설, 컴퓨터를 통해서만 많은 사람들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많다는 건 좀 오버고, 그나마 사람을 만난다는 게 정답이겠지요.
저는 어릴 적부터 만화를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그렇기 때문에 영향을 쉽게 받는 건 만화뿐이라 생각됩니다. 글은 스트레스 해소용, 컴퓨터는 다른 세상과 연결시켜줄 통로. 생각해보면 부차적인 물건들 대부분이 제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느낌이 듭니다. 여기서 시간이 더 흐른다면...아니, 약 10년이 지난 지금 과연 저는 이곳에 존재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디서부터 망가졌는지, 비뚤어졌는지 알 수 없군요. 자포자기 인간만큼 골치거리는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폐를 끼치고 싶지 않게 되었고, 아무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기적인 건지 의심병자인지 현재로서는 알 도리가 없군요.
수 많은 사람 속에서 자기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건 과연 무엇일까. 가면 쓴 겁쟁이. 저는 그 답을 찾기가 힘듭니다.